Video [EBS스페이스공감] 바스코 - DON

거칠거나 혹은 거칠 게 없거나
1114회 - 카이 / 바스코
EBS 스페이스 공감,EBS Space

2015-04-23

클래식을 사랑하는 사람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노래하는 '카이'와 강렬한 음색으로 공격적인 래핑을 구사하는 하드코어 래퍼 '바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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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거나 혹은 거칠 게 없거나
바스코

Tough and Rough
2000년대 초반은 한국 힙합의 부흥기였다. 가리온, 드렁큰 타이거, 허니 패밀리, 주석 등 1세대 힙합 뮤지션들이 왕성하게 활동했고, 매년 힙합 컴필레이션 앨범도 발매되던 시절이었다. 바스코 역시 「MP Hiphop 2002 風流(풍류)」앨범의 ‘첫 느낌’이란 트랙에 이름을 올린 1세대 힙합 뮤지션이다.
2004년 데뷔 앨범 「The Genesis」를 시작으로 2집 「덤벼라 세상아」(2007), 3집 「GUERRILLA MUZIK Vol.1:Prologue」(2011) 등 꾸준히 정규 앨범을 발표하며 자신만의 힙합세계를 구축해온 바스코. 그는 ‘Bank Rob(은행털이)'처럼 위험한 소재, 과감한 발상도 서슴없이 표현해내는 스토리 텔러이자, 강렬한 음색으로 공격적인 래핑을 구사하는 하드코어 래퍼로 독보적인 캐릭터를 완성했다.

Scale but Detail
2013년, 바스코가 2년 만에 발표한 4집 앨범의 타이틀은 「GUERRILLA MUZIK Vol.3:EXODUS」. 3집이 ‘게릴라 뮤직 3부작’의 시작이었는데 Vol.2를 건너뛰고 Vol.3을 먼저 선보이게 된다. 1부 게릴라의 ‘등장’에서 2부 ‘전투’를 건너뛰고 3부인 ‘패배’가 먼저 나오게 된 것은 그 사이 여러 가지 좋지 않은 개인사를 겪은 그의 상황을 이야기하기에 더 적합했기 때문이다. 30대 청년이자 래퍼로서의 정체성, 홀로 아들을 키우는 아버지이자 또한 누군가의 아들로서 느끼는 내적인 갈등과 고민을 힙합 비트, 록 사운드, 어쿠스틱 리얼 연주 위에 거침없이 쏟아냈다. 장르를 넘나드는 실험적인 시도를 통해 스케일은 커졌고, 묵직한 주제들을 다루는 테크닉과 디테일은 깊어졌다.
전쟁에 패배한 게릴라의 분노는 EP 「Code Name :187」(2014)에 이르러 다소 여유를 찾는다. 지난날의 순수함을 버리고, 새롭게 태어나겠단 메시지를 자유 낙하에 비유한 타이틀 곡 ‘Free Falling’을 통해 드러나듯 삶의 굴곡은 그에게 유연함과 초연함을 더해주었다. 그리고 더 이상 어린 치기와 분노가 아닌 결의에 찬 외침에서 10년 이상 ‘Underground King'으로 대한민국 힙합 씬을 지켜온 래퍼 바스코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Nobody to Somebody

내 대본은 맘대로 골라 그 누구도 강요 못해. 내가 나의 주인인 삶.
Rock이든 Pop이든 아님 Hiphop이든 꼴린 대로.
나는 소신대로 올인 해요. -'말달리자‘ 중

그의 자신감에는 근거가 있었다. 지난해 한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준우승을 하며 더욱 유명세를 떨쳤고, 새해엔 EP 「Code Name : 211」(2015)을 들고 돌아왔다. 지난 EP 「Code Name :187」의 후속작으로 전작이 살인을 뜻하는 코드명 ‘187’을 주제로 이혼, 배신 등 인생의 쓴맛을 겪으며 느낀 솔직한 감정들을 직간접적으로 담아냈다면 이번 앨범에선 강도를 뜻하는 ‘211’을 주제로 돈, 성공, 행복 등 다방면에서 모든 것을 쟁취하고 싶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출했다. 최근 힙합계 트렌드인 트랩을 바스코 식으로 소화한 ‘말달리자’ 등 대중에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 또한 엿보인다. 소신 있게 힙합 외길을 걸어온 14년차 래퍼, 자신만의 음악으로 언더그라운드 래퍼에서 국내 힙합 씬을 대표하는 뮤지션으로 그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는 바스코. 이제 ‘Nobody'가 아닌 ’Somebody 바스코‘를 다같이 외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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