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죄송합니다
저희 7남매를 키우시느라 평생을 바치시고 이제 연로하셔서 제대로 잘 걷지도 못하시는 어머니
바로 얼마 전 어머님 83번째 생신잔치에 전부는 아니지만 아들 손자 며느리 다들 모인 자리에서
"바쁜데 그냥 전화 한통이면 되지 뭘 이리 번잡스럽게.." 하시면서도 어느 때보다 환한 미소 지으시던 어머니
그런데 몇 일 지나지도 않아 또 이렇게 어머니 가슴 아플 일이 재발되고 말았습니다.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부모마음을 얼마전 첫째 군대보내면서 어설프게나마 깨달았습니다.
7남매 누구 하나 어머님께 귀하지 않은 자식이 있겠습니까.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잘 날 없다고, 조울증으로 폭언과 욕설, 살해위협에 손찌검까지 하는 아들이 무서워 신변보호요청에 접근금지명령까지 신청하면서도
"이게 다 내가 부족한 탓"이라며 눈물 지으시던 어머니
그 아들이 각종 폭력 난동 사건으로 검찰청에 불려다닐 때 처벌이 아닌 치료를 받게 해 달라고 젊은 수사검사에 매달려 통사정하시던 어머니.
며칠전에는 다리 힘이 없어 넘어지는 바람에 몇개 남지도 않은 이빨이 두개나 부러지고 상처와 피멍이 맺힌 얼굴을 보고는 너무 죄송스러워 어머니를 안고 한참을 울었습니다
이제 아픈 기억 좀 잊고 편히 지내시나 했는데 이 못난 아들이 정치를 한다는 이유로, 어머님이 가장 마음 아픈 일이 또다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게 되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잘 하려 해도 결국 자식은 어머니 가슴에 못이나 박는 철부지일 뿐인가 봅니다
온갖 비난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말없이 참아왔지만 이제 제 입으로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어머니
"네째아들 잘 키우면 효도받고 호강할 거"라던 점쟁이 말을 믿으셔서는 아니겠지만 어릴 때부터 유독 저를 귀여워해주셨던 어머니
어떻게한들 어머니 마음 상처를 다 아물게는 못해드리겠지만 그래도 네째가 좀 더 노력하겠습니다.
은혜 만분의 일이라도 갚을수 있도록 부디 오래 오래 건강하게 사셔만 주세요
어머니, 정말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