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여러분, 앵커브리핑 시작합니다.
일당 2만 원. 세월호 반대집회에 동원된 탈북자들에게 주어진 돈이었습니다.
차비나 식사비라고는 했지만 매연 가득한 거리에서 목에 핏대를 세우고 누군가를 헐뜯고 비난하는 대가로 주어진 것이라 하기엔 참으로 초라한 돈입니다.
더구나 그 헐뜯고 욕했던 상대는 자식을 바다에 묻은 또 다른 어버이들이었습니다.
그들이 동원된 집회는 한둘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어버이연합뿐 아니라 퇴직경찰 모임인 재향경우회, 엄마부대 같은 단체들 역시 탈북자에게 돈을 주고 집회에 동원했다는 자료와 증언이 속속 보태졌습니다.
그리고 그 자금의 출처 중 하나는 다른 곳도 아닌 전국경제인연합회. 전경련이었다는 사실도 저희 JTBC 취재결과 밝혀졌습니다.
내용대로라면 각종 친정부, 친기업 시위에 이른바 '일당' 을 받은 국민. 즉 '탈북자'들이 앞장섰다는 이야기가 되겠지요.
왜 하필 그 동원의 대상은 탈북자였을까. 왜 그들은 일당 2만원에 거리로 나섰을까.
나는 '하층민'이다. 오늘 발표된 통일부 자료입니다. 탈북자 열명중 여섯명의 대답이었습니다.
낯선 체제와 문화. 차이 나는 말씨.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 다르게 보는 시선.
북측에 남아있는 가족을 위해 돈을 벌어 브로커에게 부치고 가족의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휴전의 분단국가에서 살아가는 전쟁 같은 삶일 테지요
그리고 누군가는 그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헐값의 일당을 쥐어주며 거리로 나서라 했습니다.
더구나 그 누군가 중의 하나는 말씀드린대로 우리의 자본주의를 받치고 있는 대기업들의 모임이었습니다.
자본주의는 사회주의보다 우월하다지만 정당성 없이 그 우월성은 성립되는 것인가.
부패한 현실 사회주의를 버리고 넘어 온 이들에게 단돈 2만원에 그 정당성을 내버린 남한의 자본주의는 어떻게 비쳤을까요.
일당 2만원. 자유의 품에 안긴 그들이 목도한 대한민국의 민낯이었습니다.
오늘(20일)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